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비행기 탑승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면서 항공 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대폭 감소했다. 미국 교통안전국(TSA)에 따르면, 7월 첫 주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 전후 5일간 미국 공항 이용자수가 전월 동기 대비 90% 증가해 회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2% 감소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여행이 제한되고 미국 주요 지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발생함에 따라 각 주정부에서 감염자수가 높은 지역을 여행한 주민에 대해 자가격리 명령을 내리는 것도 항공 여행 감소의 원인 중 하나이다. 휴가철을 맞이하여 미국인들이 항공 여행을 대체할 새롭고 안전한 휴가 방식을 모색하는 가운데 자동차로 여행하며 타인과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캠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휴가를 위해 자동차 여행, 아웃도어 활동 증가
시장조사기관 NPD Group은 미국 경제 재개와 함께 국립공원 등 야외 활동이 가능한 장소가 다시 개방된 이후 캠핑, RV(Recreational Vehicle) 이용, 자동차 여행을 위한 캠핑용품 수요가 두 자리에서 세 자릿수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락다운과 재택근무의 라이프스타일이 지속되면서 많은 가정들이 안전한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는 탈출구로서 자동차 여행이나 야외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낮은 휘발유 가격 역시 소비자들이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선택하도록 하는 동기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호텔과 식당 이용 없이 자동차 여행을 하기 원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올해 RV 구매 수요가 큰 증가를 보였다. RV 산업협회(RV Industry Association)에 따르면, 2020년 6월 RV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8% 증가한 4만462대로 2018년 10월 이후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2020 미국 RV 출하량
자료: rvia.org
소어 인더스트리(Thor Industries), 위네바고(Winnebago), 포레스트 리버(Forest River)) 등 미국의 주요 RV 제조업체들도 2020년 봄/여름 좋은 판매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주가가 급등했으며, 산업 애널리스트들은 RV 수요 증가가 향후 수 개월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웰스파고(Wells Fargo)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RV 구매자의 80%가 첫 구매자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RV 구매 수요가 발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소어 인더스트리는 일부 구매자들은 재택근무가 지속됨에 따라 RV를 여가를 넘어 창조적인 작업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RV 수요 증가 원인을 설명했다. RV 구매뿐 아니라 RV 렌털 수요도 증가했는데, P2P RV 대여회사 Outdoorsy의 예약률은 지난 3개월간 4,300% 증가했고 RVshare는 7월 미국 독립기념일 예약률이 8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RV(Recreational Vehicle) 모습
자료: Wikipedia
한편,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자전거, 카약·카누, 캠핑용품 등 아웃도어 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지난 수 개월간 코로나19로 인한 공장 폐쇄, 글로벌 공급망 둔화, 새로운 안전 규정 도입에 따른 물류 및 운송 차질로 인해 아웃도어 장비의 공급난이 발생하고 있다. 아웃도어 스포츠 전문점 Main Sport Outfitters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계속 카약·카누를 새로 주문하고 있으며 제품이 매장에 들어오는 즉시 모두 팔려나가고 있다. 자전거의 경우 11월 말인 추수감사절이 돼야 제이 매장에 들어오고 대부분 2~3월까지 기다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싸고 고급스러운 장비보다 하이킹, 캠핑, 낚시 장비와 함께 초보자용 자전거, 카약·카누 또는 패들보트에 대한 수요가 특히 높다고 언급해 아웃도어 활동을 새롭게 시작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캠핑에 대한 신규 수요 발생으로 캠핑 용품 매출 증가
미국 캠핑장 체인 운영회사 캠프그라운드 오브 아메리카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이후 2020년 미국 캠핑 및 야외 활동 시장이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 유경험자의 47%가 코로나19로 취소되거나 연기된 여행 계획을 캠핑으로 대체하기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전체 여행 중 캠핑의 비중이 코로나19 이전 11%에서 코로나19 이후 1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캠핑 수요의 증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랜 시간 재택격리를 겪으면서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과 야외 활동에 대한 열망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설문조사에서 43%의 여행자가 팬데믹으로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응답했으며 60%의 여행자가 자녀가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방식 중 가장 안전한 여행이 캠핑이라고 답한 비중이 46%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는데, 특히 베이비부머들은 72%가 캠핑이 가장 안전한 여행이라고 응답해 캠핑에 대한 인식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 무경험자들도 41%가 캠핑을 가장 안전한 여행으로 꼽았으며 자동차 여행이 34%로 뒤를 이었다.
가장 안전한 여행 인식 조사
자료: 캠프그라운드 오브 아메리카(Kampgrounds of America)
캠핑 무경험자의 약 3분의 1이 현재 캠핑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해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캠핑 수요가 생겨난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 무경험자들이 캠핑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로는 오랜 기간 재택격리로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기 원한다는 응답이 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저렴한 여행 방법 41%, 사회적 거리 유지가 다른 여행 대비 쉽다는 응답비율이 37%로 나타났다.
캠핑 무경험자가 캠핑을 고려하는 이유
자료: 캠프그라운드 오브 아메리카(Kampgrounds of America)
캠핑 수요 증가로 캠핑 용품 매출도 증가했다. NPD Group의 소매판매데이터에 따르면, 캠핑장비 소매 판매는 날씨가 따뜻해지며 캠핑 시즌이 시작되는 4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4월 말 두 자리에서 세 자릿수의 큰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먹, 캠프세트 등 캠프 기본 용품의 매출 증가가 가장 컸으며 훈제기, 휴대용 파워 키트 등 캠핑 액세서리 매출도 함께 증가했다.
품목별 캠핑 장비 매출 증가율
| 품목명 | 매출 증가율 |
| 자전거 트레일러/조거 | 133% |
| 캠프 세트 | 119% |
| 해먹 | 103% |
| 훈제기 | 94% |
| 휴대용 파워 키트 | 87% |
| 그릴 | 74% |
| 차량 자전거 거치대 | 51% |
| 캠프 파이어 장비 | 42% |
| 여가용 텐트 | 30% |
| 연료 | 23% |
주: 4월 마지막 2주간 매출 기준
자료: NPD Group
시사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장기간 재택격리를 겪은 미국인들이 더 많은 시간을 야외에서 보내기 원하고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람 간 접촉을 기피하게 되면서 캠핑은 2020년 인기 있는 휴가 방식으로 떠올랐다. RV 판매량 급증은 캠핑·자동차여행을 위한 캠핑용품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다양한 야외활동 증가로 아웃도어 스포츠 용품 수요도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 개월간 생산활동이 중단됐던 것과 국내외 공급망 차질의 영향으로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캠핑·아웃도어 용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처음 캠핑 또는 아웃도어 활동을 시작하는 미국인이 증가해 고가제품보다 입문자를 위한 기본 제품 수요가 더 큰 증가를 보이는 점은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없는 우리 기업에 기회로 작용 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한국에서도 캠핑 열풍이 불며 심미적 디자인과 편리성을 갖춘 캠핑용품이 많이 판매되는데, 국내에서 경쟁력이 있는 상품은 해외에서도 호응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캠핑뿐 아니라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의 증가로 스포츠 장비, 의류, 관련 부품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품목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능동적인 기회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CNBC, rvia.org, NPD Group, bangordailynews.com, Kampgrounds of America